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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김성수 교수님 [경남신문] 연예인의 정치참여
2012-03-29조회수  536ad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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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인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최근 부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 시위 현장에 한 여성탤런트가 희망 버스를 타고 참여해 연예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회참여 연예인(소셜 엔터테이너)라는 신조어도 생겨나고 있다. 사실 넓게 보면 문화계 인물들의 정치 참여는 어제오늘의 일만은 아니다.

우선, 연예인(演藝人)의 개념 정의를 보면 음악, 연기, 무용 등을 통해 대중을 즐겁게 해주고 상업적 이익을 취하는 특수 직업인으로 되어 있다. 회상해 보면, 시대를 앞서간 음악가들도 많았다. 미국의 밥 딜런, 존 바에즈 등은 포크송을 통해 물질문명 추구가 인간을 파괴할 것이라고 절규하고 있었고, 캐나다의 음유 시인이며 팔순 나이에도 콘서트를 하는 레오날드 코헨은 사랑과 참회가 진정한 구원이라며 뉴욕의 황금만능주의를 질타하지 않았던가?.

한국에도 한대수, 김민기 등이 서슬퍼런 독재 시대였지만 ‘행복의 나라로, 물 좀 주소, 아침 이슬, 친구, 금관의 예수’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의 의식을 파고들고 새로운 세상을 호소했다. 요절한 김광석도 넓게 보면 그 부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객(歌客)들은 작품 자체를 통해 세태를 비판했고, 노랫말과 멜로디를 통해 그들의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논란이 되는 경우는 연예인들이 작품 공간 즉 음악과 무대(舞臺)가 아닌 현실 정치 현장에 뛰어들거나, 충동적인 정치적 행위를 하는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다.

연예인 정치 참여에 대해 찬성과 반대의 입장이 분분한데 우선 찬성 의견을 살펴보기로 한다.

연예인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념이 아닌 생활로서의 정치 참여는 필요하다. 대중의 정치적 관심을 촉발시킬 수 있고, 극단적으로는 대중들의 사회 참여 의식을 불러일으키기 위해서라도 연예인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 의견을 보면, 대중들이 연예인의 자극적 정치 선동(煽動)에 휘말릴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공연을 보러 콘서트나 무대를 찾았는데, 연예인들이 대중이 모인 광장의 분위기에 편승해 특정 이념을 에둘러 주장하거나 노골적으로 정치세력을 지지하는 발언 등을 하는 경우는 대중, 특히 청소년들의 정치의식을 극단적으로 오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연예인도 민주 사회의 시민으로서 정치적 입장을 택할 수 있고 발언할 수 있다는 점은 당연하다. 그러나 연예인은 성숙한 대중보다는 정치적 자아를 형성하는 아동층, 청소년층에 압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정치사회화 과정 초기 단계에 있는 이들의 경우 연예인의 일상과 언변 등에 과도할 정도로 관심을 쏟고 있는데, 정제되지 않고 신중한 판단을 거치지 않은 연예인들의 정치적 행위는 다양한 왜곡을 파생시키는 것이다.

특히 최근처럼 인터넷과 유튜브, 트위터 등 사회적 연결서비스(SNS)가 활성화된 시점에서 가상 사이버 공간에서의 연예인과 대중 사이의 심정적 친밀도는 실제 현실보다 엄청나게 높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다.

우리 시민들의 정치의식은 예전에 비해 성숙해졌기 때문에 성인들은 분별력 있게 연예인의 정치 참여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 정치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할 만한 교육과 경험적 판단의 기회를 가지지 못한 청소년들에겐 연예인의 지나친 정치적 언행은 미처 예측하지도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이다.

일부 연예인들 얘기지만 선거철이 되면 정치인 유세 현장에 나타나 표몰이에 기여하거나, 투쟁 현장에서 선동을 위해 돌출적으로 참여하는 것도 대중을 놀라게 한다.

연예인들의 정치 참여에는 성찰과 책임감이 선행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2011.07.20 원문은 제목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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