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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김성수 교수님 [부산일보] 국민의 분노와 불안 헤아려야
2012-03-29조회수  357인제대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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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인제대학교 언론정치학부 교수)
 
쇠고기 협상 결과를 보고 분노하고 불안해하는 시민들이 늘어만 가고 있다. 전면 개방에 반대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정부와 여당이 내어놓는 대책은 오히려 불만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아무리 대통령의 방미 스케줄에 맞춘다 하더라도 너무 지나칠 정도로 완전하게 개방한 것이 큰 문제다. 미국과의 협상 과정에서 다 말하지 못하는 측면에 대해 이해는 가지만, 안전장치 하나 없는 협상을 협상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협상이란 다른 목적을 가진 양측이 서로 동의할 수 있는 공통분모나 창조적인 대안을 만들어내는 것이지 한쪽이 원하는 바를 일방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부의 협상 태도 중 아쉬웠던 점은 그 긴박한 과정 속에서도 사실관계를 국민들에게 알리고 또 설득하고 동의를 구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했더라면 우리 측 협상의 지렛대는 더욱 강하였을 것이다. 국민의 비판적 태도가 국가간 협상에서 자국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쪽으로 움직여왔음은 역사에서 이미 수차례 실증되었다. 그리고 완전 개방 보다는 빗장을 두어개는 남겨두었어야 향후 미국이 FTA 비준을 적기에 행하지 않을 때 써먹을 수 있는 카드를 가질 수도 있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결국 앞으로의 사태 해결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의 의혹을 해명하고 국민의 동의를 구하는 그야말로 '섬김의 정부' 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또한 광우병 관련 과학적인 사실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설명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출범 이전에 새 정부의 경제활성화 올인 전략에 대해 걱정하면서 오히려 갈기갈기 찢어진 우리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그야말로 통합의 정치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을 한 바 있다. 그런데, 정부와 여당은 대선에서의 승리와 총선에서의 절반의 승리를 국정을 함부로 이끌어도 된다는 지상 명령권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여 실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쇠고기 뿐만 아니라 정제되지 않고 조율되지 않은 대책들이 나왔다가 헛발질로 끝나는 경우가 아쉬워서 하는 지적이다.

정부와 여당은 국제적 협상이라 재협상이 안된다고 하지만 아직 장관 고시가 안된 상태이므로 재협상을 요구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한·미 FTA 비준 가능성과 연계되어 있어 재협상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미국측에서도 다급하게 미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강조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을 보면 적어도 부분 개정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에서 이 문제가 심각해질 경우 미국이 향후 대만 일본 등과 쇠고기 수입 협상을 벌이는데 큰 장애가 될 수 있는데, 이러한 점을 미국과의 재협상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한국에서 문제를 잘 마무리하는 것이 미국에게도 불리한 것이 아니라는 현실적 이익과 명분이 있음을 설득해야 한다.

아울러 이번 사태를 활용하려는 극단적 정치세력들의 준동과 국민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일부 언론의 선동적 태도는 전적으로 바람직스럽지 않다. 그렇다 하더라도, 결자해지(結者解之)의 측면에서, 더 이상 기회를 허비하지 말고 한나라당과 정부는 국민의 분노와 불안함을 제대로 읽고 국민 건강 주권과 검역권을 앞세워 미국과의 재협상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2008.05.11 (원문은 제목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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