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외교학과
 
인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커뮤니티

커뮤니티

교수소식

[김성수] 김성수 교수님 [국제신문] 후보경선 모바일 투표 부작용 바로 잡아야
2012-03-29조회수  387인제대정외과
첨부파일첨부파일
 
김성수 (인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광주의 정치1번지인 동구에서 주민자치센터 도서관장이 선거인단 불법모집혐의로 지역 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를 받던 중 투신하여 사망하고 말았다. 그동안 쉬쉬해왔던 후보경선 모바일 투표 도입으로 인한 문제점과 편법이 드러나게 되었다. 국민 의견을 존중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선거인단 대리접수 및 노년층의 의견이 무시될 수 있다는 위험성은 처음부터 제기되었다. 선거인단 인터넷·모바일 접수, 모바일 투표 제도의 허점을 활용해 아르바이트생 동원한 인터넷 대리접수가 횡행하였고 선거인단 5000명만 모으면 공천을 따고 당선될 수 있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한다.

민주통합당 경선 시행세칙을 보면 선거인단 참여를 원하는 사람이 전화나 인터넷, 모바일 등의 방법으로 콜센터나 인터넷 홈페이지, 모바일 웹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화 접수는 실명인증시스템을 통해 본인 일치 여부를 확인하고 조직적인 동원을 막기 위해 1개의 전화번호로 2명까지만 신청이 가능하도록 했다.

그러나 인터넷 접수의 경우 공인인증서 등으로 본인 인증 절차만 규정했을 뿐 특정 IP로 신청할 수 있는 사람 수를 제한하지 않았다. 즉 아르바이트생 대리접수가 가능해져버린 것이다. 선거인단 1명 모집에 몇 만 원의 사례비가 오가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민주통합당 관계자들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던 내용이라고 한다. 선거인단으로 등록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주소가 일치하지 않는 허수로 드러나고 있는 것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사건 직후 한명숙 대표가 광주 동구 공천심사와 경선 진행을 중단시켰고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박지원 최고위원 등은 제도상의 허점을 지적하면서 "이런 일이 도처에서 일어나고 현장투표 동원까지 겹치면 민주당이 비난을 받지 않을 수 없다"고 지도부의 책임을 환기시켰다고 한다. 새누리당 등 다른 정당들도 공천 과정에 선거인단 모집과 모바일 투표 등을 도입해나간다면 광주 동구 사건과 똑같은 문제점에 봉착할 것이 명약관화하다.

지금이라도 선거인단모집과 모바일 투표에 관하여 심층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허겁지겁 강박감으로 도입할 일이 아닌 것이다. 원래 정당이란 정권 획득을 목표로 모이는 정치적 결사체이며, 당적을 가지고 당비를 꼬박꼬박 내며 일상생활에서의 유불리함에 상관 없이 그 정당에 속하고 있음을 기꺼이 밝히는 당원의 의견을 일차적으로 존중해야 하는 것이다. 다만 정당의 지도부나 지역구의 당원에게만 후보 공천 권한을 주었을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여론 조사 결과를 공천 및 경선에 반영하는 폭을 점차 늘려온 것이다.

그러나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의 결과를 공천에 지나치게 큰 비중으로 반영하는 것은 기존 당원의 의사를 경시하고 불법으로 모집된 대리 선거인단에 의해 지역구 여론이 조작될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지적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당의 정강과 정책이념에 대한 성찰 과정과 학습이 생략되고 모바일 투표 참여자의 선호에 따라 공천의 판세가 달라지는 것은 정당정치의 본질에 심각한 위험을 줄 수 있다. 정당이 정당으로써 제대로 기능하려면 정당 구성원들 사이에서 안정성과 응집력이 유지되어야 하며 여론의 흐름을 정확하게 반영하여 자체적으로 공천과정을 꾸려나갈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총선 및 대선에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자는 일부 의견 역시 매우 위험함을 지적해두고자 한다. 이번 사건을 보면 그 어떤 제도적 정교함이나 예방책도 완전하지 못함을 보여주고 있다. 모바일 투표는 본인 인증과정에서 결함이 발생할 수 있고, 공인인증서 등의 해킹 및 전산망 장애 등이 발생할 경우 투표 결과를 인정할 수 없게 되는 즉 돌이킬 수 없는 사태까지 초래할 수 있다. 투표소에 가는 것을 귀찮아하거나 갈 형편이 안된다라는 일부 유권자들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모바일 투표를 도입하자는 것은 전대미문(前代未聞)의 선거재난 발생가능성을 외면하는 둔감하고 위험한 발상임을 깨달아야 한다. (원문은 제목 클릭)



이전글 김성수 교수님 [부산일보] 과거의 아픔 기억하고 극복하기
다음글 이종선 교수님 [뉴욕중앙일보] 북핵 대응 국제연대 필요하다
목록